2023년 1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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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난에 찬 사람에게 더욱 필요한 불법 ④

 


성운대사 지음
조은자 옮김


<지난 호에 이어서>
사람은 서로 어울리며 무언가 배우고자 하면 질문을 제기할 줄 알아야 한다고 했듯이, 우리도 이야기를 나눌 때 그 기회를 빌려 제가 몇 가지 문제를 물어보기도 했습니다.
그의 나이가 저보다 2~30세가량 많았으니 저의 스승이 되기에도 부족함이 없어, 저도 진심으로 그를 친구이자 스승으로 여겼습니다. 그러나 그는 저를 출가인이고 스님으로만 여기며 매우 존중하는 태도로 대했습니다. 우리의 관계는 스승과 친구의 그 중간쯤 어디로, 서로 존중하고 포용하였으며 그 밖의 어떠한 이해관계도 없었습니다.
교도소 포교의 인연 덕분에 저는 불광산사를 세울 당시 중국불교회에 불교에 공이 있는 사람들을 표창해야 한다고 이야기하며, 불교에 공헌하신 분들이 노년을 편히 보내실 수 있도록 기꺼이 불광정사(양로원)의 10여 칸 방을 제공하겠다고 제의했습니다. 조무림·풍영정馮永楨·장검분張劍芬·손장청앙孫張淸揚·왕정법련王鄭法蓮·맹요孟瑤·왕여장王如璋·과본첩戈本捷 거사 부부 등이 만년에 불광정사에서 머물며 우리의 보살핌을 받으셨습니다.
그 밖에도 저는 왕생한 뒤 공덕에 보답할 수 있고, 불국정토에 다시 태어날 수 있도록 만수원의 감위를 내놓았습니다. 평소 ‘호남湖南의 재자才子’라 불리었던 장검분 거사는 19살에 이미 현장縣長을 맡았고 타이완 은행의 부사장을 지냈으며, 저와도 좋은 벗으로 지냈습니다. 그는 불교의 대련을 많이 썼으며 사찰에 대한 공헌도 또한 상당히 높았습니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구절은 다음과 같습니다.


부모 은혜 영원히 새겨
오늘 인연으로 금일 중생제도
지옥이란 본디 없으매
이 마음이 만들기도 없애기도 한다네


永念親恩
영념친은
今日有緣今日度
금일유연금일도
本無地獄
본무지옥
此心能造此心消
차심능조차심소


후에 그가 신장투석을 받을 때에도 제가 돌봐드렸고, 매달 신장투석에 들어가는 5만 원도 제가 지원해 드렸습니다. 그가 세상을 떠난 후에는 유해를 만수원에 안치했지만 오늘까지도 그의 소식을 묻는 후손들이 없습니다.
조무림 거사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는 자식과 손자가 있지만 안부를 묻는 사람이 없어 후에 만수원에 안치해 드렸습니다. 저는 불교를 대신해 인연 있는 분들에게 그들의 효성스런 자손 노릇을 한 것과 마찬가지이며, 저도 기꺼운 마음으로 그렇게 하였습니다. 이 많은 인연 외에도 불교를 위해 공헌한 인사들 모두 원하는 바를 이루어 주길 원합니다.
교도소 포교 시작부터 해서 그 뒤로도 계속 저는 료정호廖正豪·마영구馬英九·왕청봉王淸峰 등 법무부장을 역임한 몇 분과 여러 차례 왕래가 있었습니다. 저는 고난에서 구해 주는 것도 정과 의리가 있는 친구를 얻을 수 있는 기회라 생각합니다. 이 역시 제가 많은 관리학에서 배운 좋은 경험이자 인연입니다.


사상범의 인권자유
사람들은 형을 마치고 석방되어 교도소를 나온 수감자들을 두려워합니다. 그러나 그들 중 일부는 억울하거나 부당하게 영어의 몸이 되었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범죄를 저질렀다 해서 이미 형기를 마치고 처벌도 받았으니, 더 이상의 사회적 차별대우를 받아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석방되어 출소한 사람들과 왕래하기를 좋아합니다. 과거 출소한 사람들 중에는 사상범도 있지만, 저는 전혀 두려워하지 않았습니다.
작가 백양栢楊 선생은 훗날 좋은 벗으로 지냈습니다. 해마다 저는 경비 명목으로 얼마간 도움을 드렸고, 그도 불광산을 찾아왔었습니다. 더구나 부인이신 장향화張香華 여사와 함께 불광산을 찾아 함께 설을 보내며 불광산을 자신의 집처럼 여겼습니다.
그는 제게 ‘인권교육기금회(국제특별사면기구 중화민국총회이며, 훗날 국제특별사면기구 타이완분회라고 개칭)’를 하나 설립하고 싶고, 사형제 폐지를 주장한다고 말한 적이 있습니다. 저는 그를 매우 존중하지만 그래도 그에게는 이 분회에 참여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어떠한 이유였을까요? 저는 사형은 폐지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범죄를 저질렀든 모두 사형을 면해줄 수 있지만 살인만큼은 절대 안 됩니다. 당신이 사람을 죽여 죽음에 이르게 했는데 어떻게 자신은 죽임을 당하지 않을 수 있습니까?
이것은 불교의 인과입니다. 저는 인과를 위배할 수 없습니다. 만일 살인자가 죽임을 당하지 않아도 된다면 우리는 인과에 대해 신뢰를 할 수 없을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경솔하게 동의를 표할 수 없습니다. 그가 저의 관념을 꼭 이해해 주리라는 보장은 없지만, 제가 그 말을 한 뒤에도 우리는 여전히 우의를 나누고 있습니다. 그 후 그들은 자주 회의를 목적으로 타이베이 도량을 빌리겠다고 상담을 청해 왔고, 그럴 때마다 저도 그들의 뜻대로 편의를 봐주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