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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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기에 잘 듣는, 저렴한 보험한약

 


문상돈
한의학 박사 | 전 원광대학교 한의대 외래교수 | 햇살고운 한의원 대표원장


아침마다 우리 한의원 대기실에는 탕전실에서 달인 쌍화탕이 준비된다.
내원하시는 분들에게 드시도록 하기 위해서다. 시원한 음료를 찾는 여름에는 쌍화탕 인기가 시들하지만 기온이 낮아져 감기환자가 느는 요즘에는 쌍화탕 인기가 올라간다. 하루에도 몇 차례 용기에 보충해야할 정도로 많이 찾는다.


아침저녁 일교차가 커지는 환절기에는 감기에 걸리는 환자들이 부쩍 증가한다. 실제로 내과에는 감기환자들 때문에 긴 대기시간이 생긴다고 한다. 대부분의 감기는 저절로 낫는 편이지만 어떤 사람은 감기만 걸렸다 하면 폐렴 등 다른 질환으로 악화되고 어떤 사람은 1년 내내 감기를 달고 살기도 한다. 흔하게 걸리는 감기가 단순하게 일상생활에 불편을 초래하는 정도에서 생명을 위협하는 무서운 질병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감기는 경증의 바이러스로 인한 급성 상기도 감염 증후군으로, 코막힘, 콧물, 인후통, 기침 등의 증상을 보인다. 일반적으로 질병은 원인을 파악해서 치료하는 게 원칙이다. 그러나 감기는 다르다. 감기의 원인인 바이러스 종류가 너무 많아 원인을 감별하여 치료하는 경우는 없으며 대부분 환자의 증상에 기반하여 대증치료하고 있다. 감기증상은 7~10일 정도 지속되며, 이보다 길어지는 경우는 단순히 감기가 아니라 부비동염 중이염 등 다른 감염질환이 동반되었는지 감별이 필요하다.


감기를 외부에서 질병이 들어오는 첫 번째 통로로 인식한 한의학에서는 많은 서적마다 첫머리에 감기의 예방과 치료법을 강조한다. 또 양방과 달리 한의학적 감기 치료는 임상 증상에 따라 개개인의 특성에 맞게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면서 증상을 완화하는 게 특징이며 치료 효과가 뛰어나다. 다행히 예전보다 보험이 확대되어 감기 한약의 대부분에 보험적용이 가능해짐에 따라 환자들의 경제적 부담 없이 이용해 볼 수 있다.


감기를 치료하는 보험한약 처방으로 갈근탕, 구미강활탕, 삼소음, 소시호탕, 소청룡탕, 연교패독산, 형방패독산, 형개연교탕 등이 많이 쓰이며 처방마다 쓰임새가 다르다.
찬 바람에 감기 걸려 몸이 으슬으슬하고 춥거나 콧물이 나고 재채기가 나는 풍한형에는 삼소음, 여기에 기침 가래가 더 심하면 소청룡탕, 오한과 근육통이 심한 감기에는 갈근탕을 선택해서 처방한다. 열이 수반되면서 목이 붓거나 따끔거리는 감기에는 연교패독산, 열과 더불어 코막힘 중이염 등 이비인후과 질환까지 동반되는 감기에는 형개연교탕, 열이 오르락내리락하면서 오한이 들며 입이 쓰고 마른 감기에는 소시호탕을 처방한다. 3주 이상 낫지 않고 만성화된 감기에는 쌍화탕, 십전대보탕 등 면역력을 올려주는 처방이 도움 된다. 이처럼 맞춤처방으로 한약을 복용할 때 감기 증상의 개선이 훨씬 빠르다.


싸우지 않고 이기는 방법이 지혜로운 것처럼 감기 걸린 후 고생하며 치료하는 것보다 예방이 더 중요하다. 우선 과로를 피하고 충분한 수면이 제일 중요하다. 비타민이 풍부한 채소 과일을 섭취하고 적절한 운동도 필요하며 감기 예방에 좋은 도라지 오미자 맥문동 생강 등을 차로 꾸준히 마시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